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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by 최진석 철학적 차원에서 사유한다는 말을 다른 방식으로 비유하면, 전략적 차원에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한층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는 뜻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들의 움직임에 종속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철학을 수입한다는 말은 곧 생각을 수입한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생각을 수입한다는 말은 수입한 그 생각의 노선을 따라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의 종속은 가치관뿐 아니라 산업까지도 포함해 삶 전체의 종속을 야기한다. 생각을 수입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수출하는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을 수용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어려워져버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은 잘 숙지하면서, 스스로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자기가 처한 조건 속에서 일상의 잡다함이나 자질구.. 2022. 5. 8.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by 사이토다카시 제대로 읽고 쓰는 것은 업무의 기초 언어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기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이며, 사소하지만 기본적인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생각이 곧 언어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은 머릿속에서 언어로 치환된다.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생각은 아무 의미가 없다.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개개인의 생각의 깊이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어휘와 문장 구성 능력에 달렸다. 어휘가 부족하면 생각을 풍부하게 할 수 없고, 앞뒤 논리가 맞게 구성할 수 없으면 맥락을 잃고 깊게 생각할 수 없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거꾸로 말하면 그 일에 대해 아는 것이.. 2022. 3. 3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by 룰루 밀러 아버지는 언제나 게걸스러운 자신의 쾌락주의에 한계를 설정하는 자기만의 도덕률을 세우고 또 지키고자 자신에게 단 하나의 거짓말만은 허용했다. 그 도덕률은 “다른 사람들도 중요하지 않기는 매한가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이 중요한 것처럼 행동하며 살아가라”는 것이었다. 그는 갈수록 더욱더 내 아버지와 비슷한 소리를 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매번 숨 쉴 때마다 자신의 무의미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며, 거기서 자기만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책에서 데이비드는 과학적 세계관이 골치 아픈 점은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할 때 그 세계관이 보여주는 것은 허망함뿐이라는 사실을 고백한다. “우리가 붙인 불은 숯을 남기고 죽는다. 우리가 지은 성들은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다. 강은 바닥을 드러내고 사막의 모래.. 2022. 3. 4.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 by 채사장 □ 빅뱅이론 : 1927년 벨기에 카톨릭 사제이자 천문학자 조르주 르메트르가 대폭발 이론을 제안. 창세기의 ‘빛이 있으라’를 연상시킴. 전 세계 54%를 차지하는 구약 성서에 기반한 아브라함 계열의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들은 초월적인 신이 현실세계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는 치명적 문제를 해소해주는 빅뱅 이론을 수용. 신은 빅뱅 이전에 존재하며, 빅뱅을 일으킨 최초의 원인자로서 충분히 기능. □ 차원 : 위치를 말하는 데 필요한 좌표의 수 1차원 : 선의 세계. 선 위에서 앞뒤로 이동하는 존재. 따라서 세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존재. 두 존재자는 양 끝단만 보이기에 서로를 점으로 인식 → 특정 차원의 존재는 자산의 세계를 한 차원 낮은 단계로 경험 2차원 : 면의 세계. 다른 존재의 가장자리 양 끝.. 2022. 2. 24.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by 채사장 진리의 속성 : 절대성, 보편성, 불변성 진리에 대한 태도 1) 있다 : 절대주의.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단일한 진리가 존재 2) 없다 : 상대주의. 어떤 것도 진리가 아니다 or 고정된 하나의 진리는 없고 다양한 진리가 존재 3) 모르겠다 : 불가지론. 인간의 감각 또는 관념을 뛰어넘는 초월적 본질은 결코 알 수 없다. 4) 상관없다 : 실용주의(프래그머티즘, pragmatism). 어떤 관념, 즉 신이나 진리 같은 관념들의 의미는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에서 발생. 즉 나에게 쓸모 있는 관념만이 의미를 갖는다. 실용주의는 철학적 사조라기보다는 차라리 한국사회에서의 삶의 원리도 작동. 학문 분야들이 위계를 갖는다는 주장은 논란의 여지. 하나의 학문 분야는 다른 학문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동시에 .. 2022. 2. 8.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by 김지수 나는 평생 누굴 보고 겁을 먹은 적이 거의 없어. 헤겔, 칸트도 나는 무섭지 않았어. 나는 내 머리로 생각했으니까.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하나하나 내 머리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인간은 흔치 않거든. 언젠가 바이오 학술대회가 열려서 복제 양 돌리를 만든 이언 월머트 박사가 왔었지. 내노라하는 국내 과학기술 관료들이 다 모였는데, 정작 메인 스피치는 과학자가 아닌 날더러 하라더군. 자율 자동차나 AI 관련 국제 행사를 해도 글로벌 지식인들 앞에서는 날더러 기조 강연을 하라고들 해. 왜 그럴까? 무슨 말을 해도 내가 하면 인문학적 접근이 되기 때문이지. 과학자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자는 인문학자와 예술가들이야. 머리는 자기 것이지만 생각은 남의 것이니 문제지. 중국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뭔 .. 2022. 1. 31.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1 by 채사장 비트겐슈타인, “사자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언어가 아니라 공통분모. -------------------------------------------------------------------------------------- 사회에서 발생하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신문을 보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실제 그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음. 사회 문제를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지 못하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간의 갈등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세금의 인상과 인하의 관점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이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어렵다. 물.. 2022. 1. 29.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by 채사장 2017. 12. 24, ㈜웨일북 관계의 아득함. 소통의 노력이 온갖 오해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이해. 이것이 외로움의 본질이다. 당신에게 불현 듯 휘몰아치는 깊은 고독과 쓸쓸함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타인에게 닿을 수 없다는 진실을 인정하고 외로워지거나, 타인에게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매번 좌절하거나. 세계는 언제나 자아의 세계다. 객관적이고 독립된 세계는 나에게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이러한 자아의 주관적 세계,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地坪, horizon)이다. 지평은 보통 수평선이나 지평선을 말하지만, 서양철학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해 자아의 세계가 갖는 범위로 사용한다. 즉, 지평은 .. 2021. 12. 7.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by 에릭 와이너 2021.04.28., 어크로스출판그룹(주) 들어가는 말 오늘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다. 철학에 대해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철학적으로 사색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철학은 다른 과목과는 다르다. 철학은 지식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무엇을’이나 ‘왜’가 아니라 ‘어떻게’다. 소크라테스처럼 궁굼해하는 법 우리는 종종 궁금해하는 것과 호기심을 같은 것으로 여긴다. 물론 두 가지 다 무관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 방식은 서로 다르다. 궁금해하는 것은 호기심과 달리 본인과 매우 밀접하게 엮여 있다. 우리는 냉철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냉철하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냉철하게 궁금해 할 순 없다. 호기심은 가만히 있질 못하고 늘 눈.. 2021. 11. 27.
사람에 대한 예의 by 권석천 시시한 인생, 인간마저 시시해지면 죽음에도 돈이 있다. 카톡 대화 하나하나가 개인적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자살임을 말해주고 있다. 극단적 선택 앞에서 서로의 가난을 털어놓으며 동지애를 나누는 모습이 이토록 짠할 수가 없다. 판결문은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된 피고인들이 전혀 일면일식조차 없던 상태임에도 솔직하고 진지하게 나눈 마지막 대화가 자살에 대한 것이고, 사심 없는 순수한 생의 마지막 호의가 죽음의 동행이라는 점은 참으로 역설적”리라고 했다. 판결문은 사회의 관심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지상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을 그에게 심어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인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 2021. 10. 17.
노화의 종말 by 데이비드 A. 싱클레어 1부. 우리가 아는 것(과거) 1장. 원시 생물 만세 생존 메카니즘은 일종의 회로, 즉 유전자 회로. 유전자 A에서 시작. A는 환경이 안 좋을 때 번식을 멈추게 하는 관리자 역할. 초기 행성은 환경이 나쁠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 유전자 B는 침묵시키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침묵 단백질은 상황이 좋을 때 유전자 A에 달라붙어서 그 유전자를 끄면 세포는 자신을 복제. 즉 자신과 자손이 생존 가능성이 높을 때만 번식. 유전자 B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DNA의 수선을 돕는 기능이 추가. 세포의 DNA가 끊기면 유전자 B가 만드는 침묵 단백질은 DNA 수선을 돕기 위해 원래 결합되어 있던 유전자 A를 떠나고, 유전자 A는 활동을 시작하여 DNA 수선이 끝날 때까지 모든 생식 활동과 번식 활동은 일시.. 2021. 10. 3.
존 롤스 정의론 by 황경식 2018. 07. 27, 쌤앤파커스 1장. 왜 정의를 논해야 하는가? 적자생존을 지향하는 생존경쟁을 인간의 삶 전반에 확대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복지가 증진되다는 것이 근대 인생관과 사회관의 바탕을 이루는 지배적 사조. 이러한 사회진화론에 대립하는 입장이 사회연대주의. 생존경쟁을 생물진화의 근본 원리로 보는데 반대하고 연대, 협동을 생명현상의 특징으로 간주. 인간은 본업을 통해 생활의 필수 조건들을 타인에게 의존하여 구하며, 자신도 타인에게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식의 서비스를 대가로 받음. 분업의 전제조건은 협동. 협력이란 말 속에는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한다는 사실이 함축. 우리는 국가와 사회를 만들고 정치를 통해 출생의 우연을 완화 내지 약화시키면서 인간적으로 좀 더 합당한 질서로.. 2021.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