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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Humanities

존 롤스 정의론 by 황경식

by hoyony 2021. 9. 23.

2018. 07. 27, 쌤앤파커스

1장. 왜 정의를 논해야 하는가?

적자생존을 지향하는 생존경쟁을 인간의 삶 전반에 확대함으로써 인류 전체의 복지가 증진되다는 것이 근대 인생관과 사회관의 바탕을 이루는 지배적 사조. 이러한 사회진화론에 대립하는 입장이 사회연대주의.
생존경쟁을 생물진화의 근본 원리로 보는데 반대하고 연대, 협동을 생명현상의 특징으로 간주.
인간은 본업을 통해 생활의 필수 조건들을 타인에게 의존하여 구하며, 자신도 타인에게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식의 서비스를 대가로 받음. 분업의 전제조건은 협동. 협력이란 말 속에는 상대를 자신과 동등한 인격으로 대우한다는 사실이 함축.

우리는 국가와 사회를 만들고 정치를 통해 출생의 우연을 완화 내지 약화시키면서 인간적으로 좀 더 합당한 질서로 시정하고 개선. 출생의 불평등은 동일하나 그것을 제도적으로 시정하고 개선하는 방식과 정도는 사회마다 천차만별. 원천적 불평등 자체는 주어진 자연적 사실일 뿐 그것이 부정의하다거나 불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정의나 공정 같은 도덕 언어는 원천적 불평등을 인간적으로 처리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다룰 때 사용되는 용어.
롤스는 정의론을 도입하기 위해 운luck 이라는 개념을 사용. 운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날 때부터 본인이 타고나는 천부적 능력이나 자질 같은 태생적이고 자연적 운natural luck. 다른 하나는 좋은 부모나 가정을 만나 사회적 지위 등의 혜택을 보게 되는 사회적 운social luck.
좋은 부모, 좋은 가정을 통해 혜택 또는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좋은 사회적 제도나 정책을 통해 완화 또는 약화가 가능. 소위 복지 사회는 사회적 운을 중립화하는 사회.

정의감에 의거해서 사회적 운의 완화나 약화 수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한 가지 논점은, 사회의 모든 성원들이 각자 타고난 사회적 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신체적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보장받을 정도로 의료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 이는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우선의 배려가 정의에 부합함을 보여줌.

2장. 최소 수혜자 배려와 정의로운 사회

<정의론>의 핵심은 타고난 천부적 재능과 사회적 지위 모두가 도덕적 정당 근거가 없는 우연적인 것인 까닭에 그것들을 공동의 자산으로 간주하고 중립화하는 데서 시작. 결국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 균등을 보장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justice as fairness를 구상하고 이를 보증해줄 사회 구조 내지 사회 체제를 모색.
롤스는 <무지의 베일the vail of ignorance>을 통해 각자의 운명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장 불운한 계층의 일원이 될 각오 아래 선택한 것이 바로 정의의 원칙으로서 정당화된다고 보았다. 결국 효율성의 원리와 형식적 기회 균등이 보장되는 자유방임 체제는 방치된 자연적 우연과 사회적 우연에 의해 사회적 권익의 배분이 이루어지는 사회로서 우리의 정의감이 용납되기 어려운 체제.
그러나 사회적 우연성을 배제하는 데에도 일정한 한계. 예를 들어 가정이라는 것은 기회의 불평등을 가져올 잠재적 체제 중 하나이지만 가정을 배제할 경우 인간 행복의 중대한 원천이기도 한 재능의 다양성마저 소멸. 인간의 다양성은 어떤 사회에 있어서건 바림직한 것이며 다양성을 위해서는 자연적 자질과 사회적 여건의 다원성이 요구. 따라서 해결책은 두 가지 요인의 평준화라기보다 그러한 요인에서 생겨나는 이득에 있어서의 차등적 결과를 감소시키는 일.
우리는 자신이 가진 자질이나 그로부터 얻게 되는 이득의 독점자가 아니며 자연적 재능의 분배를 공동자산으로 간주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그러한 분배에서 나오는 이득에 동참. 행운의 임의성을 인정하면서도 우연히 배당된 재능의 소유자이기보다는 경영자 내지 관리자임을 내세우게 된다.

3장. 공정으로서의 정의와 정의의 두 원칙

정의의 기준은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인간들이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의에 의해 도출되는 것. 가장 중요한 일은 정의의 원칙을 도출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이다.

서구 윤리학사에서 근세 이후의 전통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중세의 신 중심적 세계관에 저항하는 가운데 현세를 긍정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중시하는 공리주의적 전통.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내면적 의도나 동기보다 최종적으로 도달하거나 성취된 결과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결과주의적 윤리설.
또 하나는 계약론적 전통. 자연권 전통에서 유래. 윤리나 도덕을 개인들 간의 합리적 논의나 합의의 산물로 보는 것.

롤스는 계약 당사자가 반드시 갖춰야할 조건 두 가지 주장. (1) 당사자들이 알아야 할 것과 몰라야 할 것을 규정(인지적 조건), (2) 계약 당사자들이 갖추어야 할 인성이나 심리적 조건(동기적 조건)
인지적 조건 : 무지의 베일로서 의사 결정자의 공평무사함을 보장,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결렬되지 않고 적절한 수준에서 가능하게 하기 위한 조건. 일상에서 합의 도출 시 대립하는 쌍방에게 사심을 버리고 제3자적 입장에 서보도록 종용할 경우 권유.
동기적 조건 : 합리적 심성을 가진 자임을 전제. 합리적 당사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관심을 갖고 증진하고자 하며, 타인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동정과 같은 자극적 관심도 없고 시기심과 같은 부정적 관심도 없는 무관심한 합리성mutually disinterested rationality을 전제.

논증으로 도출된 정의의 두 원칙
제1원칙) 평등한 자유의 원칙 : 각자는 다른 사람들의 유사한 자유 체계와 양립할 수 있는 평등한 기본적 자유의 가장 광범위한 체계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제2원칙) 차등의 원칙 :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과 같은 두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편성
a) 정의로운 저축 원칙과 양립하면서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득이 되고,
b) 공정한 기회 균등의 조건 아래 모은 사람들에게 개방된 직책과 직위가 결부되어야 한다.

자유경쟁은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임의적인 것으로서 천부적 재능과 사회적 지위의 영향이 자유방임된 채 오랜 누적적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원천적인 부정의이기 때문. 소득과 부의 분배가 역사적, 사회적 행운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을 허용할 이유가 없듯 천부적 재능을 배분함으로써 소득과 부의 분배가 이루어지는 것도 허용할 이유가 없음

사회 정의의 두 원칙은 기본적 자유가 오직 자유에 의해서만 제약될 뿐 어떠한 경제적 이득과도 교환될 수 없으며, 자유를 유린하는 행위는 타인이 향유할 더 큰 선이나 가치를 제한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명백한 자유주의를 내세움.

일찍이 흄은 정의의 여건이 자원의 부족과 인간의 이기심이라는 두 측면으로 생성. 그러나 자원의 부족이나 인간의 이기심을 언젠가 극복 가능한 조건이므로 정의의 여건은 잠정적. ㄸㆍ라서 물적 자원이 더욱 풍족해지고 이타적 존재로 발전할 경우 정의의 여건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이런 의미에서 정의는 과도적 상황에서 잠정적으로 요구되는 치료적 덕목으로 간주.
그러나 롤스는 정의의 여건을 인간 존재의 항구적 조건으로 생각. 가치관의 다원성을 무시할 수 없으므로 갈증 조정의 원칙이 요구. 또한 인간의 합리성에도 한계가 있고 가용한 정보의 제약 또한 넘어설 수 없으므로 갈증과 상충의 조정 원리가 요청.

롤스의 정의론에는 두 가지 합리성이 거론. 타산적 합리성rationality과 도덕적 합리성reasonableness.
He is rational, but not reasonable. 어떤 사람이 매우 타산적이어서 항상 더치페이를 고집한다면 그 사람은 타산적인 관점에서 매우 합리적이나 사회 관행이나 상식 혹은 윤리 도덕적 관점에서는 그다지 합리적이거나 합당하지 못한 사람. 즉 수단적, 타산적 측면에서 합리적이나 인간사회의 관행, 도덕적 관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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