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odern History of Japan 도쿠가와 시대에서 현대까지
1930년대의 일본에서는 확실히 전통주의의 발흥이 보였다. 이 전통주의란 오랜 전통을 갖고 본질적으로 일본 특유의 관행이나 이념이야말로 도덕성과 행동의 비판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소리높여 주장하는 사고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30년대에는 그 이전의 전통적인 사회로의 회귀라고 말할 만한 것은 실제로는 보이지 않았다. 대중문화는 여전히 코스모폴리턴적인 성격을 띄었고 활기로 넘쳐났다. 물질문화는 글로벌한 다양한 새로운 경향을 받아들였다. 1930년대에 새로운 지배권을 장악하게 된 정치세력조차도 그 대두의 계기가 된 것은 메이지유신이었다. 양상을 새롭게 한 황실이든, 사회를 잘 꾸려나가고 싶은 강한 포부를 지닌 자긍심 높은 엘리트 관료들이든, 고도의 기술을 갖고 효율성을 자랑하는 군부든 어느 쪽이나 1880년대 이후 근대국가를 특징짓는 상징이 되었다. 이런 연속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변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암살, 탄압, 군부, 관료의 공동지배를 특징짓는 정치정세, 문화적 정통성에 대한 열띤 주장, 그리고 대륙에서의 일방적인 팽창주의가 맞물려서 빚어낸 상승효과는 일본의 근대경험 특징에 큰 전환을 가져왔다.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의 경험 중에서는 근대화를 지향한 제 2세대 국가들에 공통적인 하나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의 파시즘 모델은 1930년대의 일본을 지배하게 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3국의 지배자들은 어떤 하나의 영광스러운 민족집단의 에너지를 군사적 패권과 외부세계에 대해서 폐쇄적인 경제제국과, 반민주적이고 위계적인 국내의 정치, 문화,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에너지를 집중화한다는 목적을 공유했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 세 나라 사이에 중대한 차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파시즘 정당이 정권을 장악한 적은 없었다. 또 카리스마 면에서나 수명이라는 점에서 히틀러나 무솔리니에 필적할 만한 인물은 한번도 일본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 나라에서 전시체제가 형성되기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큰 공통점이 있었다. 세 나라 모두가 경제위기, 좌익대 우익의 첨예한 대립, 공장 내 및 농촌사회에서의 극심한 분쟁, 우익에 의한 흉악한 테러행위를 체험했다. 세 나라의 지식인과 정치 엘리트는 자국의 국민이 문화적인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기존의 성역할 분담이 붕괴되고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었다. 3국의 엘리트와 대중들은 하나같이 제국을 건설하려는 자국의 정당한 열망이 미국에 의해 봉쇄되고 있다고 보았다. 1930년대 일본이 직면해 있던 문제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획일적인 균질성 또는 봉건사회와 봉건사상에서 유래한 문제가 아니라 근대적 다양성과 긴장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관련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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