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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Humanities

New Philosopher (vol 9) : 삶을 죽음에게 묻다

by hoyony 2021. 4. 4.

<존재하지 않는다는 두려움>

로마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철학적인 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단순하지만 기발한 주장을 내놓음. 죽으면 존재하기를 멈춘다는 것.
우리는 대부분 존재하지 않는 상대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누구나 예전에, 즉 태어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었다. 어느 누구도 자기가 한때 존재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겁을 먹거나 화를 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째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괴로워하지 않으면서 미래에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에는 그렇게 겁을 먹을까? 루크레티우스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는 언제 그렇게 되든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확실히 비이성적이다.
철학자들은 이에 대해 적어도 두 가지 반록을 제기.
하나는,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리는 아무리 오래 살더라도 여전히 현재의 자신으로 남겠지만, 만약 우리가 더 일찌감치 태어났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태어나기 전의 시간보다 죽음에 대해 더 신경을 쓰는 것이 이치에 맞음.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인간들이 기이할 만큼 불균형적이라는 것.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나쁜 일보다 미래의 나쁜 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길고도 짧은 수명>

과학계는 조만간 인류가 100년을 훨씬 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 다른 한편에서는 시계처럼 어김없이 매시간 6,300명, 매일 15만 명, 매년 5,500만 명이 죽는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해마다 36만 명의 사람이 태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사망률은 항상 100%에 이른다는 것.
수명 연장을 위한 모든 방법은 수명의 맨 끝부분을 연장하려고만 한다. 신체적으로 정점에 있는 20대 시기나 지적으로 정점에 있는 40대, 즉 이른 시기를 연장하자고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생명 연장의 논의에서 빠져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단순히 우리가 지구상에 머무는 연수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시간의 질, 즉 주어진 시가에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베토벤은 44년 동안 약 720여 곡을 작곡했다. 소셜 미디어 중독자가 그의 업적을 재현하려면 수천 년이 필요할 것이다. 세네카는 말했다. “우리 인생이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인생은 너무 짧다>

죽음을 극복하는 기술을 꿈꾸는 실리콘밸리의 선구자들은 삶의 의미를 사라지게 하는 대가로 죽음을 극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문제를 더 심각한 문제로 맞바꾸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 개념을 빌리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하는 일은 다른 많은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변호사로 일하고, 누군가와 결혼해 자녀를 낳고, 도시에 집을 장만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에게 주어진 일생을 이렇게 살겠다고 결정하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들여 다른 일을 직업으로 삼고, 다른 누군가와 결혼하되 자녀는 낳지 않고, 산속 오두막집에 은거하는 삶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처음 결정한 대로 살아가는 일은 일종의 희생을 내포. 삶이 무한하다면, 수십 년 동안 한 사람과 결혼 생활에 전념하는데도 당신의 시간은 단 하루도 줄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 안에 도대체 어떤 희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삶에서 무언가를 택일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삶의 의미, 죽음, 진리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일상과 무관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위험. 하지만 유한함을 부정하고 싶다는 은근한 충동은 일상 속에서 여러 방식으로 작동해 심각한 결과 초래. 분주함을 예로 들면, 애초에 분주함이라는 문제는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발생. 이를 간과하고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있다고 무조건적으로 반응함으로써 우리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일을 회피. 유한함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고 믿으려 하는 것. 이런 식의 대응은 당장의 위안은 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재앙.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남아돈다면, 그 일이 과연 무언가를 포기할 만큼 의미 있는지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점점 더 의미 없는 일로 하루하루를 채우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는 두 번의 삶이 존재한다. 두 번째 삶은 우리에게 단 한 번의 삶만이 주어졌음을 깨닫는 순간 시작된다.”

2016년 전 세계 성인 사망률(15세 이상인 사람이 60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은 1,000명당 142명, 즉 14.2%였다.

2016년 전 세계 사망자 5,690만명(전 세계 인구의 1%에 조금 못미치는 수) 중 27%는 사망원인 1위인 심장병과 2위인 뇌졸증으로 사망

인간이 먹기 위해 해마다 닭 500억 마리, 돼지 15억 마리, 양 5억 마리, 염소 4억 마리, 소 3억 마리가 도축된다.

2018년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21곳이다. 사형을 가장 많이 집행한 나라는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이라크, 이집트, 미국, 일본, 파키스탄, 싱가포르 순이다.

죽음의 원인(연간 사망자 수, WHO)
1. 심장질환 940만명
2. 뇌졸증 570만명
3. 만성 폐질환 300만명
4. 호흡기 감염 290만명
5. 알츠하이머/치매 200만명
6. 폐암 170만명
7. 당뇨 160만명
8. 교통사고 14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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