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07. 03
㈜북이십일 21세기 북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시속 1600km, 공전 속도는 시속 10만 7000km. 지구는 시속 10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16배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그 자동차의 1000배 빠른 속도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셈.
다만 우리가 그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그 움직임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음. 우리는 이 중력의 신비한 마술로 인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간다.
대부분의 과학자와 인문학자는 우주와 인간에 대한 탐구 성과를 공유하고 서로 자극하는 공생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공생관계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부터다. 이 시기에 등장한 과학적 성과를 수용하지 못한 일부 종교인들이 스스로를 인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에 가두어버린 것. 근본주의란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나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만든 무식이라는 환상 안에 스스로를 감금시키려는 삶의 태도. 무식은 배움이나 지식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에 대해 성급히 판단해 남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 여러 가지 근본주의 형태 중 가장 골치 아픈 집단이 종교적 근본주의 집단. 그들이 생각하는 진리는 사실 신이나 피안의 세계라는 어설픈 용어를 빌려 자신의 편견을 확장한 자기기만인 경우가 허다함.
두 발로 걷는 행위는 후에 등장하는 불의 발견이나 언어 습득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 습성을 가능하게 하는 발판. 이족 보행은 사족 보행보다 숨을 고르기가 용이. 이족 보행을 하면서 폐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숨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되자 인간의 입이 말을 할 수 있도록 진화.
유인원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시기는 600만 년 전으로, 불을 발견한 시기인 100만 년 전보다 500만 년이나 앞선 획기적 사건.
인간의 뇌가 커지기 시작한 것은 100만 년 전. 당시 유인원이었던 호모 에렉투스, 즉 직립원인이 불을 발견하고 사냥한 동물을 불에 익혀먹기 시작하면서 뇌 크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공급.
최초로 호모라는 지위를 획득한 유인원은 260만 년 전 원시인류인 호모 하빌리스. 이전까지의 유인원은 작은 원숭이라는 뜻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불리는 속에 속함.
번개로 인해 발생한 산불로 자연 요리된 동물이나 실수로 자신이 잡은 먹이를 불에 떨어뜨린 호모 에렉투스는 불에 구워진 사냥감의 맛을 보고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식습관을 가지게 됨.
호모 에렉투스는 다양한 격지석기와 찍개류 그리고 주먹도끼 등 독특한 도구를 제작. 이 석기를 아슐리안 석기라 부르는데, 이는 1859년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생 아슐 지역에서 석기들이 대량 발견된 데에서 유래.
호모 하빌리스가 만든 석기들이 대체로 조잡했던 반면, 호모 에렉투스가 만든 석기는 미리 결정된 각도에 따라 돌망치로 타격하고 신중하게 다듬은 흔적이 역력. 대칭은 대부분의 시각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자 오늘날 살아남은 생물과 무생물의 생존 전략. 호모 에렉투스는 대칭성을 창조 행위의 핵심으로 삼음.
요리라는 행위는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는 과정을 몸 안이 아닌 밖으로 끄집어낸 것. 인간의 위장 크기는 같은 몸무게의 유인원에 비해 1/3 수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신체 구조를 보면 엉덩이뼈와 흉곽은 허리까지 상당히 부풀어 있다. 이 커다랗고 둥근 뼈는 상당한 양의 내장을 지탱했다는 증거.
개는 위장에 음식을 2시간 정도 보관, 고양이는 5~6시간 보존. 인간은 음식을 위에 1시간 정도 머물게 한 후 내장으로 보냄. 즉 인간은 자신이 먹은 것을 통해 생존하지 않고 소화한 것을 통해 생존.
4%의 기적 : 인간의 뇌에서 신피질이 차지하는 부분은 76%이며, 침팬지는 72%. 이 4% 차이가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를 만든다.
1997년, 과학자들은 역사상 최초로 화석으로부터 네안데르탈인의 DNA 일부를 축출. 이후 뼈를 통해 게놈 전체를 판독.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유전체를 비교했더니, 유럽과 아시안인의 DNA에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소량 발견. 결국 과학자들은 현생 인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뒤, 네안데르탈인과 이종 교배했을 것이라고 결론.
의례에 해당하는 ritual은 라틴어 리투스ritus에서 유래. 리투스는 인간의 활동에서 사회적으로 용인된 관습.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생각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해나 누가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함. 리투스의 어원은 인도-유럽어 어근 ta-에서 유래. 이 어근은 산스크리트어 르타에서 그대로 보존. 르타는 인도의 가장 오래된 경전인 리그베다의 중요한 철학적 개념으로, 정해진 길을 가다/올바르게 연결되다라는 뜻의 동사 르에 수동분사형어미 ta가 접미된 것.
산스트리트어 르타를 직역하면 우주의 질서에 맞게 탁월하게 연결된 상태를 뜻함. 즉 질서/진리라는 의미. 르타는 우주와 그 안에 있는 자연과 세상의 질서를 조정하는 원칙.
르타는 후대에 자연과 인간 사회를 유지시켜주는 원칙인 다르마dharma와 인간의 자아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사회 행위의 원칙인 카르마karma로 진화.
예술에 해당하는 고대 그리스어는 테크네techne. 테크네는 기술로도 번역하는데, 본래 의미는 연결하다이다. 예술은 다른 사람은 볼 수 없고 연결할 수 없는 것을 하나로 엮는 혜안이자 실천하는 의지.
예술작품으로 불리기 위한 특성
1) 디자인 : 인간의 숙고를 통해 계획적이며 의도적인 행위로 만들어진 기호
2) 상징성 : 작품 안에 은닉된 창작자의 의도가 상징으로 나타남
3) 미적 감수성 : 질서, 균형, 대칭, 섬세함, 정성, 조화와 같은 철학적 개념을 포함
오늘날의 중동 지역에서 농업 등장 이전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마을 공동체의 흔적들이 발견. 오늘날의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에 거주하는 사냥-채집인들은 돌과 나무를 이용해 더 발적된 가옥을 만들었고, 주거지 바닥에 가족의 시신을 매장하고 정교한 장례를 치렀다. 그들은 곡물을 갈고 동물 뼈로 도구와 예술 작품을 제작. 종교 지도자인 샤먼을 선출해 수백 명이 거주하는 정착 공동체를 형성. 이들을 나투프인이라 부름. 나투프인의 유적은 농업이 먼저 등장하고 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는 고든의 신석기 혁명을 정면으로 반박.
또 다른 고고학적 발굴은 터키 남동부 지역의 괴베클리 테페로 1만 1500년 전, 인류가 경제활동을 사냥-채집 중심에서 농업-유목 중심으로 이전하는 과정중에 발생. 농업을 시작하기 전. 괴베클리 테페는 건물을 짓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언덕.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보다 7000년 앞섰고,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보다 6500년이나 앞선, 인류가 건축한 가장 오래된 신전. 사냥과 채집으로 연명하던 당시 사람들이 이런 초대형 구조물을 건축한다는 것은 마치 커터 칼로 보잉 747 비행기를 제작하는 것과 같은 기적적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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