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가
우에노 지즈코_사회학자
1948년 도야마 현 출생. 교토대학 대학원 사회학 박사과정 수료. 1995~2011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 교수로 재직. 리쓰메이칸 대학 특별초빙교수. 여성학 및 젠더 연구자.
불륜이라는 개념은 결혼이라는 개념이 없으면 불성립. 게다가 결혼이라는 개념은 평생 한 사람하고만 섹스하겠다고 말하는 것. 결혼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성적 사용권을 평생토록 단 한 사람의 이성에게 양도하는 계약’. 왜 사람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하는지 그리고 왜 성관계를 맺는 상대가 한 사람이어야만 하는지, 그것도 이상하기 짝이 없음.
<와이프>라는 잡지가 90년대 초반 설문 실시. 불륜 경험이 있는 기혼 여성은 6명 중 1명인데 이 여성 그룹의 3명 중 1명은 ‘남편과도 섹스할 수 있다’. 3명 중 1명은 ‘원래 남편과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1명은 ‘남편과는 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답변.
남편의 혼외 연애는 발각되기 쉽지만 아내의 그것은 눈치채기 어렵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이긴 하지만 혼외 연애를 해서 부부 관계가 더 원만해졌다고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 많은 여성들이 연애와 결혼은 별개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기혼 여성의 혼외 연애가 늘었다. 가정은 가정대로 원만하게 보존하고, 자신 속의 여성은 바깥으로 발산. 즉 가정 안에서는 아내, 어머니의 역할만 충실히. 결혼이란 가족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며, 그 가족은 그대로 지킨 채 여자로서의 정열은 밖에서 충족.
2장. 곤충들의 결혼 사기
마루야마 무네토시_곤충학자
1974년 도쿄 출생. 홋카이도대학 대학원 농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농학박사. 일본학술진흥학회 연구원. 규슈대학 종합연구박물관 조교수.
개미나 꿀벌, 땅벌 등을 ‘사회성 곤충’이라 함. ‘사회성’이란 계급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여왕개미가 있고 그 밑에는 일에만 전념하며 산란하지 않는 일개미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말. 다른 계급이 함께 사는 것을 ‘진사회성’. 사회성 곤충의 특징은 ‘배타성’. 같은 종이라 해도 다른 집에 있는 것은 적으로 간주.
노예제도도 존재. 무사개미 무리 중 일개미는 여름이 되면 곰개미 집에 잠입하여 번데기를 끌고 나오는데 이것이 노예사냥. 일개미는 스스로 먹이를 구하러 가는 것도, 스스로 먹이를 먹는 것도, 자신들의 동생인 유충을 기르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곰개미를 노예로. 곰개미 수명은 1,2년으로 짧기 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다시 그들 집으로 가서 번데기와 유충 약탈. 곰개미 입장에서는 끌려온 이후 무사개미 집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자기 집이라 생각.
대부분의 곤충은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먼 곳의 이성과 교미 행동. 다만 만나더라도 시력을 갖지 못한 곤충들은 페로몬을 감지하여 상대가 암컷인 것을 알고 교미 행동.
인간에게도 페로몬에 해당하는 ‘냄새’가 있고 그것이 연애에 작동.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여성은 자신의 아버지와 비슷한 냄새를 싫어하고, 자기 유전자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유형의 이성에게 끌리는 듯.
애당초 동물이라면 유전자를 남기고 싶은 욕구는 억압할 수 없을 테고, 더 나아가 성적 쾌락마저 알아버렸다면 제어할 길이 없었을 것. 본능은 억압하여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님.
인간은 곤충과 달리 정자를 헛되이 쓰고 있다. 그것은 성행위에 쾌락이 추가되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었기 때문일 것. 그렇게 사회가 발전하고 인간이 사회에 적응한 나머지 본능은 점점 희박.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본능을 어느 정도 봉인했고, 이성을 잘 제어할 수 있는 개체만이 살아남아 본능의 발로로써 불륜이라는 것이 존재.
3장. 동물의 외도는 생존의 도구
다케유치 구미코_동물행동학자
수필가, 동물행동학 연구가. 1956년생. 교토대학 이학부 졸업. 동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동물행동학 전공.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은 포유류에서 3~5%. 유인원 중에서 치팬지는 난혼(원시 사회에서 일정한 부부 관계없이 무질서하게 행하는 성적 결합), 고릴라는 일부다처제, 긴팔원숭이만이 일부일처제.
일부일처제 하에서 동물은 하루 종일 함께 있지 않으면 외도를 막을 도리가 없음. 암컷은 본능적으로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상대보다 질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유전자를 받고 싶어함. 좋은 유전자란 ‘면역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 동물에게 외도는 본능이며 생존을 위한 도구.
5장. 연애로 구멍 난 마음을 채울 수 있을까
심리학자_후쿠시마 데쓰오
1959년생. 오쓰마 여자대학 인간관계학부 대학원 임상심이학 전공교수. 심리 상담센터 소장. 메이지 대학 문학부 일본문학과 졸업 후 게이오기주쿠 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 과정 수료.
자신을 부정적으로 파악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성장하는 동안 부모 외에 중요한 타인이 적기 때문. 형제자매나 친척, 이웃에게 전적으로 인정받으며 자란 사람은 도망칠 구멍 존재. 그런 사람이 없으면 부모와의 관계만이 전부가 되고, 부모는 거대한 존재. 이것은 시대 흐름. 합리성이나 효율만 추구함으로써 타인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기회 박탈.
인류학 관점에서 사랑은 4년간 지속. 기혼이면서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 독신자가 기혼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 그럴 수도 있다고 수긍하지 못하는 상태의 사회가 무섭다.
어떻게 보면 불륜은 순수한 사랑이라는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싱글들의 만남과는 달리 결혼이라는 목적 없이 두 사람의 애정에만 의지해야 관계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 그렇지만 순수한 사랑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좋지 않은 결과가 될 수도. 마음에 생긴 구멍을 잘 메워서 균형을 잘 잡아야. 그 관계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기 전에 양쪽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손을 떼는 것이 어른의 지혜.
6장. 평생 같은 상대와 섹스할 수 있을까
송미현_산부인과 의사, 성 과학자.
1976년 효고 현 고베 시 출생. 고베여학원 고등부, 오사카 대학 의학부 졸업.
남성호르몬에는 테스토스테론, 안드로스텐다이온, 데히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이것을 총칭하여 ‘안드로겐’이라 부른다. 건강한 남성의 경우 하루에 약 7mg 분비되며 근육질 체형이나 사고 회로 관장. 여성호르몬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두 종류. 남성 호르몬은 피지 분비의 촉진, 체모의 성장, 성욕의 증진, 단백질 내장과 근육에 대한 변환 지원. 여성 호르몬은 곡선의 보디라인 형성, 월경과 임신의 조절, 아름답고 건강한 머리칼과 피부유지, 식욕 억제, 자율신경의 조정, 기억력 유지, 뼈를 튼튼히 보존하는 역할.
불륜을 해서는 안된다는 사회 규범을 개인에게 강제하거나 단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 불륜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그렇게 누군가를 야유하고 공격하는 사람이 더 문제. 불륜인 이상 물론 누군가를 상처 입히지 않는 것이 최소한의 규칙일 테고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그 정도는 성인의 판단으로 존중할 수밖에 없음. 만약 불륜으로써 즐겁고 활기찬 인생을 보낼 수 있다면 반드시 안 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7장. 우리는 자신과 다른 유전자에 끌린다.
야마모토 다이스케_행동유전학자
1954년 도쿄 출생. 도쿄 농공대학 농학부 졸업. 동대학원 농학연구과 수사 과정 수료. 이학박사.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박사연구원, 미쓰비시 화학생명과학연구소 실장, 와세다 대학 교수를 거쳐 도호쿠 대학 대학원 생명과학 연구과 교수로 재직중.
연인과의 진정한 궁합은 혈액형 점 같은 것으로는 알 수 없다. 혈액형은 적혈구에 있는 당단백질을 분류한 것으로 성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
궁합을 판단할 때 유일한 근거가 되는 것은 MHC라 불리는 100개 이상의 유전자가 만든 단백질. 이는 원래 장기 이식을 할 때 잘 맞는지를 결정하는 물질로 발견. MHC 유전자는 스위스 베른 대학 동물학 교실에서 진행한 티셔츠 실험이 유명. 44명의 남학생에게 2일간 같은 티셔츠를 입고 자도록 한 후 다음날 50명의 여학생에게 그 티셔츠 냄새를 맡게 했음. 유전자형이 비슷할수록 점수를 낮게, 즉 좋지 않은 냄새로 분류. 다만 냄새가 의식 속으로는 들어오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페로몬 같은 것. MHC는 연애 단계뿐 아니라 결혼, 출산에도 관여. 이 유전자형이 비슷하면 자녀가 생기기 어렵고(유산 경향이 높음), 자연유산도 반복. 자녀를 낳아도 저체중 확률이 높음.
MHC 유전자는 체내 침입한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같은 침입자에 반응하는 문지기 역할. 되도록 다른 유형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 연결됨으로써 좀 더 저항력을 획득.
남성은 모친의 태내에서 스스로 남성이 되어간다. 이성의 태내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남성은 그렇기 때문에 태어나면서부터 스트레스에 약함. 불륜이 발각되었을 때 여성 쪽이 더 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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