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
2016. 02. 02
위험은 주식포트폴리오처럼 관리하라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판다는 중압감이나,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위험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적당한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친 채 계속 활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성공한 창시자들은 한 분야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다른 분야에서는 극도로 신중함을 기함으로써 위험을 상쇄한다는 뜻이다.
아이디어 선별에 필요한 시력 교정 렌즈
기업가나 발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확률을 어느 정도는 실제보다 높게 생각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디어를 추진할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실제 선호도를 알게 되고 나서도, 그들은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진다. 즉 자기 아이디어의 장점만 눈에 들어오고, 한계나 단점은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거나 변명으로 무마해버린다.
아이디어를 낸 당사자는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평가하거나 경영자들의 평가를 구하지 말고, 자신과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들로부터 더 많이 의견을 구해야 한다. 동료들은 경영자들이나 시청자 평가단처럼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지 않다. 그들은 생소한 아이디어에서 잠재력을 발견하는 데 훨씬 열린 자세를 지니고 있고, 따라서 부정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동료들은 아이디어를 낸 사람의 아이디어 성공 여부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솔직한 평가를 하고 긍정 오류를 방지하는 보호막이 되어줄 수 있다.
기업가, 발명가, 뛰어난 과학자들이 예술에 흥미를 보인다는 사실은 그들이 호기심이 많고 재능이 뛰어나다는 증거이다. 과학과 사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열린 생각을 지닌 사람들은 영상, 소리, 언어를 통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에 매료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예술 활동은 단순히 독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어준다.
사람들이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판단을 하는 경험을 축적했을 때만이 직관을 신뢰할 만하다. 의사가 환자의 증상을 진단하고, 소방관이 불이 난 건물에 뛰어들 때, 그들이 그동안 축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직관의 정확성이 더 높아진다. 예전에 본 적이 있는 유형과 오늘 마주치게 된 유형 사이에는 안정적이고 굳건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증권중개인이나 정치평론가에게는 과거의 사건들이 현재를 진단하는 데 신뢰할 만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 카너먼과 클라인은 물리학자, 회계사, 보험분석가, 체스 장인들에게는 과거의 경험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들은 인과관계가 상당히 일관성 있게 지속되는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학사정관, 판사, 정보분석가, 정신과의사, 증권중개인은 경험의 덕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무쌍한 세상에서는 경험에서 얻은 지식에 의존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가 쉽다. 그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직관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분석의 비중이 훨씬 높아진다.
진정으로 열정적인 사람들은 열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열정을 가슴 속에 간직한다.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도록 하려는 열정은 사람들의 감정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말과 어투와 몸짓으로 나타나는 열정은 우리가 내적으로 경험하는 열정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말하는 능력과 성격을 반영한다. 이를 테면 외향적인 사람이 내성적인 사람보다 훨씬 표현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훨씬 더 열정을 겉으로 드러내 보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 여부는 기업가로서 성공할지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말 아끼고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결의가 강하다고 해도, 여전히 그런 마음을 표현할 때는 절제된 방식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창의성의 생애주기 : 참신한 천재와 노련한 거장
개척자들의 실패율은 47%인 반면, 정착자들의 실패율은 겨우 8%였다. 개척자들은 정착자들보다 실패할 확률이 여섯 배가 높았다. 개척자들이 살아남는다 해도 시장점유율은 평균 10%에 불과했고, 정착자들의 시장점유율 28%와 차이가 났다. 놀랍게도 선발 주자가 되면 유리한 점들보다 불리한 점들이 많았다. 개척자들이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생존 가능성 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더 낮았다.
갈등을 넘어 연대와 협력의 길로
사람들은 공동의 목표가 집단을 결속시킨다고 믿지만, 공동의 목표는 오히려 집단을 분열시킨다. 다트머스대학교 심리학자 주디스 화이트에 따르면, 이런 분열을 이해하는 열쇠는 수평적 적대감이라는 개념이다. 과격한 집단과 다수 집단이 근본적인 목적을 공유한다고 해도, 전자는 후자를 사기꾼이나 배신자로 여기며 경멸하는 경우가 많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한 세기 전에 말한 바와 같이 “매우 비슷한 사람들 간에 이질감이나 적대감이 형성되는 이유는, 바로 아주 사소한 차이 때문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급진적인 성향을 완화하지 않으려 할 때 연대가 와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1년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occupy wall street’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세르비아의 사회운동가 스르디야 포포비치는 그 운동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잠재적인 우군들이 대부분 등을 돌렸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포포비치는 그 운동의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거의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 ‘점령occupy’이라는 과격한 전술을 인용해 운동을 명명한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그 운동을 단순히 ‘99%’라고 이름을 붙였더라면 아직도 그 운동은 계속되고 있을지 모른다. 99%는 포용적이다. 모두에게 참여를 권유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전술을 쓰도록 허락한다. 운동의 명칭을 보다 온건하게 짓고 운동의 방식을 확대했다면, 보다 주류에 속하는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부모는 최적의 롤모델이 아닌 이유
맏이들은 지배성향이 강하고 더 양심적이고 야심이 큰 반면, 출생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데 더 열린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맏이들은 기존 체제를 옹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출생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기존 체제에 맞서는 경향이 있다.
설로웨이는 중간 서열인 아이들이 가장 외교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주장한다. 지배적 성향이 강한 맏이를 상대해야 하고, 부모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동기들 때문에 막내를 상대로 권위를 행사할 수도 없으므로 중간 서열인 아이들은 협상, 설득, 협력 구축의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책임감이 강하고 성취도가 높은 자리는 맏이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로웨이는 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맏이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손아래 형제자매들은 똑같은 자리를 두고 효과적으로 경쟁하기가 어려워진다.”
수년 전, 두 살에서 열 살까지의 어린이들은 6분에서 9분마다 부모로부터 행동을 고치라는 훈육을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발달심리학자 마틴 호프먼은 이에 대해 다름과 같이 정리했다. “하루에 50차례, 1년이면 1만 5000차례 훈육을 받는 셈이다.”
유대인을 구해준 사람들의 부모가 보여준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자녀들을 훈육할 때 논의와 설명,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 제시, 충고에 의존했다는 점이다. 논의는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보낸다.
심리학자 도널드 매키넌은 미국에서 가장 창의적인 건축가들과, 기술은 뛰어나지만 창의성은 없는 건축가들을 비교 연구했다. 그랬더니 창의적인 건축가들을 차별화하는 요인은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때 설명하는 방법을 쓴 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의 부모들은 행동 기준을 제시하고, 그런 기준의 근거를 옳고 그름의 원칙에 의거해서 도덕성, 고결함, 존중, 호기심, 끈질긴 노력 등과 같은 가치를 거론해가며 설명했다.
세상을 바꿀 힘이 있는 인물들
폴라로이드사는 잘못된 가정 때문에 실패했다. 회사 내에는 고개들을 반드시 찍은 사진의 하드 카피를 간직하고 싶어한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었고, 핵심적인 의사결정권자들은 이 가정에 의문을 제가하는 데 실패했다. 전형적인 집단 사고의 사례다. 반론을 활성화시키지 않고 합의를 추구하는 경향 말이다. 집단 사고는 독창성의 적이다. 사람들은 사고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신, 가장 지배적인 기존 사고방식에 순응하라는 압력을 느낀다.
“유대감이 강한 집단에 깊이 관여되어 있을 때” 그리고 “만장일치로 결정하고자 하는 열망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동기보다 강할 때” 집단 사고가 일어난다.
그러나 자료를 광범위하게 분석해본 결과, 유대감이 일관되게 집단 사고를 유발한다는 실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집단의 유대감이 강하면 소통이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고, 유대감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의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지닐 가능성이 높다.
성장통 : 헌신형 조직문화가 품은 양날의 칼
헌신형 기업들은 다양한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하고, 통합시키는 데 훨씬 어려움을 겪는다. 조직은 비슷한 사람을 뽑고, 비슷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비슷한 사람들을 보유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고나 가치가 다양성을 솎아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강한 헌신형 조직문화를 지닌 기존 기업들에게서 특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기업들에서는 유사성이 직원 채용의 기준이 되고, 직원들은 조직문화에 순응하라는 강한 압박에 직면하거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
창의성은 비판을 자제할 때 꽃핀다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지만, 이는 틀린 것으로 나타남. 이러한 통념은 1950년대 광고 전성기에 널리 퍼졌는데 당시 알렉스 오스본은 비판은 자제한다는 브레인스토밍이라는 개념을 도입. 비판을 하면 사람들이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꺼린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독창성이 높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비판을 적게 받아서가 아니라 많이 받은 덕에 나옴
절체절명의 위기
○ 계획 A는 공장 세 군데 중에 한 군데를 살리고 2000명의 직원을 살릴 수 있다.
○ 계획 B는 공장 세 군데 모두를 살리고 직원 6000명도 모두 살릴 확률이 3분의 1이지만, 공장 한 군데도 못 살리고 직원도 못 살릴 확률이 3분의2이다.
○ 계획 A는 공장 세 군데 중에 두 군데를 폐쇄하고 직원 4000명을 잃게 된다.
○ 계획 B는 공장 세 군데 모두 잃고 직원 6000명도 모두 잃을 확률이 3분의 2이지만, 공장 한 군데도 잃지 않고 직원도 한 명도 잃지 않을 확률이 3분의 1이다.
첫 번째 선택지의 경우 선택지를 이득으로 규정. 사람들이 A를 선호한 이유는 이득의 영역에서 볼 때 사람들은 위험회피적이기 때문.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2000명의 일자리는 보장된 안전한 선택을 함. 결국 손에 쥔 새 한 마리가 풀 속의 두 마리보다 낫다는 이야기.
두 번째 선택지들의 경우 손실을 기정사실화. 사람들은 큰 손실을 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실을 피하려고 함.(아모스 트버스키 & 대니얼 카너먼)
행동 변화를 위한 방법은? 사람들이 새로운 행동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지, 위험하다고 인식하는지에 따라 다름. 새로운 행동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우 행동을 바꿀 경우에 일어날 온갖 좋은 일들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 그러나 새로운 행동을 위험하다고 믿으면 현재 상태에 만족하기 때문에 변화로써 얻는 이득에 솔깃해하지 않고 멈춤 장치가 가동.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
분노를 생산적으로 해소하려면 가해자가 끼친 해악에 대해 감정 표출을 하게 하는 대신, 그 해악으로 고통을 겪은 희생자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희생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면 공감 분노empathetic anger가 작동. 가해자에게 분노하게 되면 보복이나 복수를 목표로 세우지만 희생자들을 위해 분노하게 되면 정의와 보다 나은 체제를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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