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4. 11, 알에이치코리아
피싱(phish) : 개인 정보 등을 빼내가기 위해 유명 기업을 사칭해 인터넷에서 벌이는 사기 행각 또는 기만저인 수법으로 개인 정보를 낚는 온라인 사기 행각
인간은 조금만 상식을 동원하면 자신에게 아무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는데도 그릇된 결정을 내림.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기서사narrative 형태로 생각. 우리는 사고 활동을 할 때 흔히 대화와 비슷한 패턴. 대화는 자연스럽게 진화하다가 불시에 대화의 주제가 바뀌기도 함. 생각도 진화하다가 우리의 의견과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 일관성을 잃을 수도 있다. 생각의 흐름이 자기서사로 진행되다보면 자연히 혹은 필연적으로 일관성을 잃는다는 사실은 광고가 끼어들 빌미를 제공. 정신적 자기서사에 광고의 스토리를 접붙임.
뉴스 보도와 광고는 유사. 둘 다 스토리텔링에 주력. 광고는 스토리를 전달해 광고 제품에 대해 구매욕이 생겨나도록 주력하고, TV 뉴스는 보도 스토리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노력.
1906년 소설가 업튼 싱클레어의 정글은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사는 20세기 초 이주노동자의 참상을 알렸는데 엉뚱한 곳에서 분노가 터짐. 중산층 주부들은 스테이크가 병에 걸린 소로 만들어졌거나 쥐약을 먹고 죽은 쥐의 살 일부가 소시지에 들어갔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됨. 이에 1906년 연방육류검사법 가결되었고, 순정식품의약품법이 통과. 그러나 19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도 위험.
제약산업이 처방전에 자사의 약품이 적히도록 만들기 위한 피싱 2가지. 첫 번째는 FDA의 승인, 두 번째는 마케팅. FDA 승인기준은 단기 효과를 보이는 약품에는 유리하지만, 장복시 부작용을 일으킬 만한 약품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놓치기 십상.
FDA는 임상시험 수행 및 공개 방식에 있어서 5가지 자유를 보장.
1) 제약회사는 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험 결과를 두 가지만 제시하면 됨. 부정적 결과가 나온 시험은 공개할 필요가 없음.
2) 임상시험 기간도 제약회사의 재량적 선택이 가능
3) 제약회사는 임상시험 목표 모집단 선택에 재량권
4) 제약회사는 위약 통제 집단 선정에도 선택권
5) 제약회사는 검정 집단과 시험 수행 장소를 재량적 선택 가능.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규제가 다소 느슨한 중국 등 개도국에서 임상시험을 주로 시행
제약회사 마케팅 1차 공격 목표는 의학전문지, 2차는 제품 샘플, 3차는 의료교육 과정.
마케팅 캠페인은 의사가 약을 처방했을 때 혹여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약을 처방하지 않았을 때 놓칠 수 있는 치료 효과에 집중하도록 정신적 프레임을 바꾸는 데 있으며, 의학협회가 치료 안내서에 약품 이름을 적어 넣는 순간 진정한 성공을 이룸.
폐경기 여성 호르몬 대체요법은 에스트로겐 보조제가 출시되면서 1942년에 시작. 원료는 임신한 말의 소변. 2003년 영국 백만여성건강연구는 호르몬 대체요법, 특히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결합 보조제 사용으로 지난 10년간 영국에서 추가로 2만 병의 유방암 발병자가 생겼다고 결론.
약품을 선택하는 의사는 처방전에 대해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 역시 처방약에 돈을 내지 않음. 때문에 제약회사는 약품 가격을 높게 책정. 학생과 학부모도 비슷한 경험. 수업 교재를 정하는 사람은 교수지만 정작 돈을 지불하는 사람은 학생 또는 부모.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새 아이디어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1957년 MIT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의 계산에서 시작. 노동생산성의 증가가 발명(기술 변화) 덕분인지 자본(기계, 빌딩) 때문인지 알 수 없어 솔로는 자본소득이 산출 증가에 기여한다는 가정을 세워 계산한 결과 자본 성장에 기인하는 생산성 증가는 8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견. 나머지 8분의 7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기인하는 것이 분명. 솔로는 이 나머지 잔차residual가 기술변화에 비롯된다고 설명. 그러나 생활 수준 향상은 19세기 맨체스터 방직공장이나 오늘날 방글라데시 방직공장처럼 대규모 공장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노동자를 부렸기에 가능했다는 말은 생략.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술적 아이디어에만 국한한다면 더 적은 노동으로 더 많은 산출을 이끌지만, 모든 아이디어가 물건하고만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님. 나에게는 좋고 너에게는 나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아이디어가 끝이 없을 정도로 등장.
재정당국과 금융당국이 2008-2009년 금융위기에 즉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없었따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 금융위기가 오면 정부 개입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그러나 자산 가격이 오른다면, 그 이유는 피싱이 부추기고 선동하는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 비이성적 과열에 빠진 사람은 구제금융을 받게 됐을 때 수익률이 얼마나 떨어질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음. 사람들이 불조심을 더 많이 해 화재가 나지 않을 것이므로 소방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음.
시장은 모두 선택의 자유를 가질 때 완벽하게 움직인다고 여겨진다면, 정부가 자격이 없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외부효과, 불공평한 소득분배, 바보를 노리는 피싱이 존재하면 시장은 완벽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사회보장제도, 메디케어, 증권감독, 예금보호, 주간고속도로 시스템, 빈곤층 지원, 식의약품 감독, 환경보호, 자동차안전법, 부당한 모기지를 막기 위한 법안, 인권, 성 평등 등 국민의 진짜 요구에 부응하는 정부 사업이 신설되고 법제가 마련.
기자들에게는 잘하고 있다는 말보다 잘 못하고 있다는 말이 훨씬 강력하게 먹힌다. 어떤 기자가 증권거래위원회의 공무원은 유능하고 성실하다는 보도를 내면 그 기자는 금세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 대한 보도는 정부의 잘못을 비난하는 기사가 대부분.
모든 인간에게는 약점이 있고 우리 모두는 완전 정보를 얻지 못할 때가 많으며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할 때도 많다. 결국 이러한 약점의 부산물 때문에 속임수에 넘어가는 것. 만약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라면 자유경쟁시장은 그저 우리가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무대에 지나지 않고 시장은 피싱 균형 상태에 빠진다.
자연은 진공 상태를 싫어한다는 속담은 경제에도 그대로 적용돼 경제는 이윤 창출의 기회가 사용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을 싫어한다. 공항이나 쇼핑몰에 시나본을 파는 매장이 없으면 다른 누군ㄱ는 그런 매장을 열 것이 분명. 이렇게 전체를 관망하는 사고와 끈질긴 균형에 대한 사고는 거의 두 세기 반 동안 경제학 사고를 지배하는 중추신경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은 이런 전통적 사고를 벗어난 기이한 행동을 관찰.
인간이 가진 정보의 빈약함과 심리적 약점은 이윤 창출에 이용되기도 하고 이윤 창출을 위해 이런 약점이 만들어지기도 함. 이런 일이 계속 되는 한 바보를 노리는 피싱은 어디서나 벌어지는 일반적 현상이라는 것을 경제학자들이 이해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금융붕괴를 이끌만한 피싱의 신호를 찾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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