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ial Atom
2010. 08. 14
사이언스 북스
인간이라는 문제
사회적 원자와 물리적 원자 사이에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수소 원자는 탁자에 있든, 별 속에 있든, 물속에 있든 언제나 똑같은 수소 원자이다. 물리적 원자는 언제 어디서나 똑같다. 그러나 사회적 원자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변하고 적응하며 사회 조직을 알아채고 거기에 반응한다. 사회 물리학의 아이디어를 비판했던 위대한 철학자들은 인간 행동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수학적으로 예측하지 못한다고 말한 점에서 옳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 현상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 현상이 물리 현상보다 더 풍부할 뿐이다. 물리적 원자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패턴을 따른다.
인간의 사고 본능
최근까지 경제학(여기서 말하는 경제학은 과도하게 합리성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이다)은 사회를 이해하는 바른 체계를 갖추었다고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학자들이 집단적인 꿈속에서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본질적인 방식에 대응한다.
첫째, 사람은 이성적인 계산기도 아니고 교활한 도박사도 아니다. 육감, 감정, 의심, 이런 것들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의 내부에 갇혀 있는 수렵 채집인은 우리의 의식적인 마음과 다른 방식으로 보고 느낀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 있는 이유는 조상들의 본능이 생존에 꽤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본능은 조상들이 생존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좋았지만 이성적인 계산기와는 거리가 멀다.
둘째, 사람은 적응적인 기회주의자이다. 합리적인 사고가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해도 전혀 쓸모없지는 않다. 우리 마음의 일부는 이성과 논리로 작동하고, 이것은 본능 시스템이 저지르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 합리적인 사고라는 것 자체는 대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첫 번째 추측보다 점점 더 나은 답을 얻으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 지성의 진정한 비밀이다. 단순한 것에서 출발해서 적응하고 배우는 능력 말이다.
협력하는 원자
1960년대 NASA 보고서들의 저자들이 말했듯이, 인간이 존재한 오랜 기간에 비해 현대와 같은 삶의 조건이 갖춰진 기간은 매우 짧다.
5만년이라는 시간은 800명분의 수명을 합친 것과 같다. 이 800명 중에서 650명은 동굴 같은 곳에 살았고, 마지막 70명만이 타인과 효율적으로 의사소통하는 수단을 가졌으며, 마지막 6명만이 인쇄된 글자를 보았고, 차가움과 따뜻함을 측정할 진정한 수단을 가졌고, 마지막 4명이 시간을 정확하게 잴 수 있었고, 마지막 2명만이 전기 모터를 사용했으며, 우리의 물질 문명을 이루는 절대 다수의 물건들이 800번째 사람이 태어난 뒤에 개발되었다.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역사의 거의 모든 기간 동안 우리 조상들이 소규모의 고립된 수렵 채집 집단속에서 살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류학자들은 이 시기를 진화적 적응 환경이라 부르며, 이런 상황이 인간 역사의 99%를 차지한다.
미국의 역사가 헨리 브룩스 애덤스(Henry Brooks Adams, 1838~1918)에 따르면 현실 정치는 “무엇을 가장하든, 언제나 체계적인 증오를 조직화하는 데 달려 있다.” 특정 개인은 역사에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들이 그만큼 강하고 지적이거나 카리스마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들이 사회 패턴을 조작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집단주의에 빠지는가?
역사가와 역사 철학자는 역사가 강력한 개인들의 뜻에 좌우되는지, 집단의 사회적인 힘에 따라 결정되는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 왔다. 국가들은 권력에 굶주린 지도자들에 의해 살인적인 전쟁으로 끌려가는가, 아니면 어떤 한 개인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깊은 힘에 의해 그렇게 되는가? 역사가들은 한때 역사를 위인전의 집합으로 보았다. 최근에는 힘보다는 경제적인 힘, 인구 분포, 넓은 문화적 영향력 등을 역사의 구동력으로 보는 쪽으로 더 기울어지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거대한 권력을 주는 우리 사회의 계층 구조도 흥미로운 대상이다. 그 소수의 자칭 엘리트들은 자신이 위대하기 때문에 그런 지위를 누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지도자 개인이 역사를 끌고 간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깊은 관점에서, 왜 인간 사회에 계층 구조가 나타나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명확하다. 추장을 중심으로 조직화하는 원시 부족에서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집단은 수천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정합적이고 조직화된 형태로 결집할 때 능력이 더 커진다. 계층 조직은 이렇게 하기 위한 한 가지 효율적인 방식이고, 권력의 자리에 있는 개인은 몇 마디 말로 다수의 에너지를 좌우할 수 있다. 그러나 거대한 힘이 그 개인에게서 나온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집단은 한 사람에게 많은 힘을 주도록 스스로 조직화하는데, 그것은 그렇게 할 때 그 집단이 더 강력하고 적응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도적인 개인의 힘은 조직된 집단에서 나오며, 그가 개인으로서 특별히 위대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아는 만큼 나아간다
규제 철폐의 옹호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경쟁의 최상의 방법은 경쟁자를 쫓아내는 것이라는 점이다. 1978년 이전 27년 동안에는 도산한 항공사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나 규제 철폐 이후로 160개 회사가 사라졌고, 대부분의 대도시 항로는 거대한 항공사 한두 개가 주도하고 있다. 가장 큰 공항 몇 군데에서는 한 항공사가 출발편의 90%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자주 여행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듯이, 항공사들이 더 작은 공간으로 승객들을 몰아넣으면서 비행이 불편해졌다.
인간이 뛰어난 지성을 가졌다는 점을 제쳐 두면, 인간이 진정으로 다른 종과 다른 점은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고, 친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이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영국의 정치 철학자 존 그레이(John Gray)가 썼듯이 “자연 세계의 파괴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개인주의화, 서구문명 또는 어떤 인간 제도의 결점 때문이 아니다. 이것은 극단적으로 탐욕스러운 영장류 한 무리가 진화적으로 성공한 탓이다.” 그리고 인간이 특별히 탐욕스러운 것은 혼자서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을 협력과 조직적 노력으로 해결하는 능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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