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북스
2014. 05. 30
우리의 존재는 그 자체가 기적과 같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물의 기본 원소인 수소는 우주가 빅뱅 후 처음 수 분 동안 만들어 낸 것이고, 그 외 나머지 원소는 모두 그 후에 우주의 별이 만든 것이다. 지구에 우리가 태어나고 존재하기 위해서 먼저 태양이 반드시 태어났어야 했고, 태양계에 생명력이 있기 위해선 반드시 수소, 헬륨 이외의 온갖 원소를 만드는 무거운 별들이 과거에 존재했어야 했다. 이 별들의 탄생을 위해 우리 은하가 존재해야 했고, 우리 은하의 존재를 위해 암흑 물질이 집을 만들어야 했으며, 암흑 물질의 운동을 위해 우주 태초에 물질 밀도의 불균일이 필요했다. 우주에 우리 말고 다른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오로지 우리만 이 광활한 우주에 존재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나 하나의 존재를 위해 실로 전 우주가 일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인류가 삶의 답을 찾는 것은 비상구를 찾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위기의 상황에 수많은 문 중에 삶의 길로 이끄는 몇 안 되는 비상구를 찾는 것은 어렵다. 참 비상구를 찾기 전에 아마도 여러 거짓 비상구를 먼저 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참 비상구를 여는 사람만이 모두를 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실패한 다른 시도들이 비상구를 찾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는 없다.
언어 능력은 상상력과 논리,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등 여러 인성의 요소들과 훈련에 근거한다. 나는 좋은 과학자가 되기 위한 긴 여정에는 성장 과정에 자유의지를 가지고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전교 1등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구는 하루에 한 번씩 스스로 도는 자전을 한다. 그에 따라 지구 표면에 붙어사는 우리 인간은 음속보다 빠른 최고 초속 460미터로 공간을 움직이고 있다. 또한 우리 지구는 1년에 한 번씩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그에 따라 우리가 갖게 되는 속력은 초속 20킬로미터.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우리 태양은 우리 은하 중심을 2억 년에 한 번씩 돌고 그 속력을 계산하면 초속 250킬로미터에 육박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구 표면에 붙어서 초속 460미터로 (지구)회전그네를 돌고 있는 중에, 이 (지구)회전그네는 초속 20킬로미터로 태양을 돌고, 그 태양은 초속 250킬로미터로 은하 중심을 돌고 있는 상황이다.
흐르는 물은 투명해서 볼 수 없지만, 보이는 자갈의 모습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물의 양을 알아낼 수 있다. 흐르는 물이 오랜 세월을 통해 자갈을 모으고 그 모양과 크기를 결정했듯이, 관측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암흑 물질도 보이는 물질인 은하를 끌어 모으고 은하의 모양과 성질을 결정한다. 일반적인 하천에 자갈보다 물이 더 많듯, 우주에도 보이는 물질보다 보이지 않는 물질이 여섯 배나 더 많다.
수십만 년도 안 된 어린 나이의 초기 우주는 그 에너지 분포가 거의 완벽에 가까우리만치 균일했다. 그리고 빅뱅 이론에 따르면, 초기 우주는 무슨 이유엔가 오늘날의 우주가 될 때까지 계속 팽창해 왔다. 충분히 식은 우주에서 비로소 생명이 깃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완벽히 균일한 우주는 아무리 온도가 생명 탄생에 적합하게 내려간다 하더라도 흥미로운 일을 창출할 수가 없다.
원시 밀도 요동primordial density fluctuation은 불완전함이다. 초기 우주는 완벽하게 균일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답도록’ 균일했다. 약간의 불완전함. 그것이 아름다움이고 생명의 씨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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