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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cience

털없는 원숭이 by 데즈먼드 모리스

by hoyony 2022. 9. 28.

지구상에는 193종의 원숭이와 유인원 존재. 192종은 온몸이 털로 덮여 있고, 단 한 가지 별종인 호모 사피엔스만이 털 없는 원숭이.

영장류는 육식동물과 달리 색깔을 구별하는 시각 발달. 그들의 눈은 움직이지 않는 물체의 세세한 부분도 육식동물보다 잘 분간. 그들의 먹이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미세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보다는 모양과 감촉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 청각도 중요하지만 사냥감을 추적하는 육식동물에게만큼은 중요하지는 않다. 그들의 겉귀는 육식동물보다 작고, 미각은 육식동물보다 훨씬 세련. 먹이의 종류는 다양하고 풍미.

영장류는 거의 온종일 먹는 데 시간을 보낸다. 배가 터지도록 포식한 다음 오랫동안 굶는 육식동물과는 달리, 원숭이와 유인원은 줄곧 먹어댄다.

털 없는 원숭이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초식성과 새로 획득한 육식성을 혼합하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었는가? 그 결과, 털 없는 원숭이는 정확히 어떤 종류의 동물이 되었을까?

억센 근육이 아니라 두뇌로 전투에서 이겨야 했기 때문에 지능을 높이기 위해 극적인 진화.
갓 태어난 원숭이 두뇌의 크기는 다 자란 원숭이 두뇌의 70%. 나머지 30%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재빨리 완성. 어린 침팬지도 태어난 지 12개월 만에 두뇌 성장 끝.
반면 인간의 두뇌 크기는 성인 두뇌의 23%. 태어난 지 6년 동안은 급속 성장, 23년이 지난 뒤에야 겨우 완성. 성적으로 성숙한 뒤에도 약 10년 동안 두뇌는 성장을 계속하는 셈. 반면 침팬지는 생식능력을 갖게 되기 6~7년 전에 두뇌 성장 완성.

일부 여자아이는 10세에 이미 월경 시작, 14세 소녀의 80%는 활발하게 월경, 19세까지는 모든 여자가 월경을 경험. 전반적인 신체 성장은 22세에 완성.
소년은 대개 11세가 된 뒤에야 처음 사정, 12세가 되면 소년의 25% 사정경험, 14세의 80%가 경험.
첫 사정을 경험하는 평균 연령은 13세 10개월.

남자는 여자보다 일 년쯤 늦게 성적으로 성숙하지만 아직 10대일 때 오르가슴의 절정기에 도달하는 반면, 여자는 20대 중반이나 30대에 이르러서야 오르가슴의 절정기에 도달. 여자는 29세가 되어야 겨우 15세 소년과 같은 정도의 오르가슴을 경험. 소년의 경우 15세가 되어도 23%만이 오르가슴을 경험, 20세는 고작 53%, 35세에 여자의 90%가 경험.
남자는 오르가슴을 느끼는 빈도가 15~30세까지 가장 높고, 30세 이후 꾸준히 감소. 10대 후반에는 평균 한 시간 동안 발기상태 유지, 70세가 되면 7분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남자의 70%는 70세에도 여전히 성적 활동력을 유지.

표본집단의 90%가 정식으로 짝을 짓게 되지만, 여자의 50%와 남자의 84%가 혼전 성교를 경험. 40세가 되면 결혼한 여자의 26%와 결혼한 남자의 50%가 혼외 성교를 경험.

인간의 성행위는 어떤 영장류보다 훨씬 격렬. 다른 영장류들에게는 지루한 구애 단계가 미 존재. 다른 영장류에게는 성교 이전의 단계는 아주 짧고, 아 단계에서 보이는 행동양식은 대개 몇 가지의 얼굴 표정과 간단한 발성으로 이루어질 뿐이고 성교 자체도 아주 짧다.(비비원숭이의 경우 수컷이 암컷 위에 올라타고 사정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7~8초, 기껏해야 엉덩이 10번 움직이면 교접이 끝남) 암컷은 어떤 종류의 쾌감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원숭이나 유인원 암컷이 성행위할 수 있는 기간은 인간 여자보다 훨씬 제한. 그들의 발정기는 대개 한달에 일주일 정도. 이것도 하등 포유류에 비하면 상당히 진보한 것. 하등 포유류는 배란기에만 발정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

털 없는 원숭이는 모든 영장류 가운데 가장 성적인 동물. 기원을 돌이켜 보면
1) 생존하기 위해 사냥
2) 사냥꾼으로서는 열등한 몸을 벌충하기 위해 우수한 두뇌 소유
3) 두뇌를 더 크게 키우고 그 두뇌를 교육시키기 위해 어린 시절을 연장
4) 암컷은 사냥 간 수컷이 나가 있는 동안 새끼 부양
5) 수컷은 사냥할 때 서로 협력 필요
6) 사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똑바로 서서 무기를 사용
수컷은 사냥을 떠날 때 암컷이 정절을 지키리라고 확신할 필요. 그래서 암컷은 한 마리의 수컷하고만 ㅉㆍㄱ을 짓는 경향을 개발. 사냥할 때 힘이 약한 수컷의 협력을 얻으려면, 그런 수컷에게도 일정한 성적 권리 인정할 필요. 그럼으로써 수컷들은 암컷들을 더욱 균등하게 나누어 가져야 했고, 성적인 조직체는 민주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제적인 면이 줄어들었을 것. 수컷들은 치명적인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기에 암컷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것은 전보다 훨씬 위험. 게다가 천천히 성장하는 새끼 때문에 부모의 부담이 훨씬 무거워졌는데, 수컷은 아버지다운 행동을 개발해야 했고, 암컷과 더불어 부모의 의무를 분담.
짧고 느슨한 한 쌍의 암수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연장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이런 점에서 그를 도와준 것 하나는 어린 시절이 길어졌다는 것. 오랜 성장기를 거치는 동안 부모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을 기회를 가졌다.

인간은 암수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했다. 그 관계는 새끼를 기르는 지루한 과정이 끝날 때까지는 지속되어야 했다. 길고 자극적인 구애 단계를 발전시켜 사랑에 빠질 수는 있었지만, 일단 사랑에 빠진 뒤에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사랑을 유지하는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방법은 성행위를 보다 복잡하고 더욱 보람 있게 만드는 것. 섹스를 더욱 섹시하게 만드는 것.
성교 이전 단계에서 자극적인 신체 접촉은 중요한 역할. 귓불은 오로지 이 목적을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임. 해부학자들은 귓불을 무의미한 부속물이라고 부르거나 사마귀처럼 아무 쓸모없는 지방질의 이상 생성물이라 부르곤 했다. 다른 영장류는 살덩어리인 귓불이 없다.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귓불이 충혈되고 부풀어 오르고 자극에 극도로 민감. (남녀의 귓불을 자극한 결과 실제 오르가슴에 도달한 사례도 있음)

미국에서 성적 행동양식 연구결과, 45세 이하 남녀 가운데 여자의 13%, 남자의 37%가 동성애에 탐닉하여 오르가슴을 느낄 정도의 성행위를 경험. 다른 동물과의 성적 관계는 훨씬 드물어, 여자의 3.6%, 남자의 8% 만이 이런 성행위를 경험. 여자의 58%, 남자의 92%가 평생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자위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

인간의 성적 행동을 돌이켜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기본적인 충동에 충실한 동물. 과학기술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영장류의 성적 체계는 나중에 획득한 육식동물의 특성과 더불어 놀랄 만큼 훌륭하게 살아남았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사회적 행동체계와 성적 행동양식은 원래의 형태를 다소나마 유지. 아기농장, 성행위의 공유화, 선택적 불임화, 국가의 통제하에 놓인 번식 의무 등등 공상과학소설의 개념들은 아직 미 실현.

인간의 성장기
1개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엎드려서 턱을 들어올릴 수 있다.
2개월) 엎드린 자세에서 가슴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3개월) 대롱대롱 매달린 물건을 향해 팔을 뻗을 수 있다.
4개월) 일어나 앉을 수 있으나 어머니가 받쳐주어야 한다.
5개월) 어머니의 무릎에 앉을 수 있고, 손으로 물건을 움켜쥘 수도 있다.
6개월) 높은 의자에 앉을 수 있고, 매달려 있는 물건을 잡을 수 있다.
7개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일어나 앉을 수 있다.
8개월) 어머니가 붙잡아주면 서 있을 수 있다.
9개월) 혼자 가구를 붙잡고 서 있을 수 있다.
10개월) 두 손과 무릎으로 기어 다닐 수 있다.
11개월) 부모가 붙잡아 주면 아장아장 걸을 수 있다.
12개월) 단단한 물건을 붙잡고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다.
13개월) 계단을 오를 수 있다.
14개월) 혼자 일어나서 받쳐주는 물건 없어도 서 있을 수 있다.
15개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걸을 수 있는 위대한 순간이 온다.

하얀색은 활동을 뜻한다.
이것이 공격적인 행동과 결합하면 대단히 위험한 신호. 두려움을 나타내는 행동과 결합하면 공포 신호.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은 교감신경계의 활동으로 일어나는 변화. 교감신경계는 행동개시를 명령하는 신경계로서 상대편의 창백해진 얼굴을 가볍게 다루다간 큰코다침.
반면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부교감신경계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신호. 화가 나서 새빨개진 얼굴로 노려보는 사람은 창백해진 얼굴로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사람보다 공격 가능성이 적다. 얼굴이 붉어진 사람은 심한 갈등을 느끼고 있어서 공격하려는 충동이 억눌려 있지만, 창백해진 사람은 당장 달래주거나 훨씬 더 강력한 위협 신호로 반격을 가하지 않으면 느닷없이 당신을 공격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침팬지는 약한 손을 내밀어 우세한 침팬지를 달랜다. 인간도 마찬가지. 빌거나 애원할 때의 전형적인 자세는 침팬지가 손을 내미는 몸짓. 악수는 이 몸짓을 변형한 것.

같은 종끼리 싸울 때 생물학적 차원에서 적절한 공격은 적을 죽이는 게 아니라 복종시키는 것. 적은 궁지에 몰리면 달아나거나 복종하기 때문에, 생명을 파괴하는 마지막 단계는 오지 않는다. 그러나 공격이 이루어지는 순간 두 경쟁자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승자가 패자의 복종 신호를 읽을 수 없을 때는 격렬한 공격이 계속 된다. 원래 공격은 승자가 패자의 비굴한 복종의 몸짓을 직접 목격하거나 적이 꽁무니 빠지게 도망쳐야만 멈출 수 있다. 오늘날처럼 공격 거리가 멀어지면 복종의 몸짓도 도망치는 모습도 볼 수 없고, 그 결과는 다른 어떤 동물에게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의 무차별 학살이 될 수밖에 없다.

동물이 원하는 것은 살상이 아니라 패배. 공격의 목표는 파괴가 아니라 지배. 그런데 우리는 공격이 너무 멀리서 이루어지고 집단이 협동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기 때문에, 싸움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원래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림. 이제 적을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를 돕기 위해 공격하고, 직접적인 복종의 몸짓에 관대해지도록 타고난 성향은 발휘할 기회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

집단 사냥에 성공하려면 협동정신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지배적인 존재가 집단 구성원들의 소극적인 충성이 아닌 적극적인 충성을 유지하려면 권력을 함부로 사용할 수 없었을 것. 집단 구성원들이 단지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충성을 바치도록 만들 필요. 원숭이 시절의 구식 폭군은 사라져야 했고, 그 대신 좀 더 너그럽고 협동적인 지도자가 등장. 이 단계는 서서히 발전했으나 집단의 우두머리가 갖고 있던 완전한 지배력이 제한된 지배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누릴 수 없었다. 집단을 통제할 전지전능한 존재가 필요해 졌고, 신을 창조함으로써 그 빈자리를 채움. 종교는 사회의 응집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중요한 역할.
인간의 혀는 신맛, 짠맛, 쓴맛, 단맛의 네 가지 기본적인 맛에만 반응. 음식이 혀에 놓이면, 혀는 음식에 포함된 네 가지 맛의 비율을 기록하고, 이 조합이 그 음식의 기본적인 맛을 이룬다. 혀끝은 짠맛, 단맛에 특히 민감, 양쪽은 신맛, 혀뿌리는 쓴맛에 민감. 사실 우리가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훨씬 미묘하고 다양한 맛들은 코를 통해 맛보아진다. 음식 냄새는 후각기관이 있는 콧구멍으로 들어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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