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위니즘은 생물학 등 자연과학은 물론 인간의 마음, 행동,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 등 인문사회과학 전반에 새로운 시각과 이론적 틀을 제공해 왔다.
1859년 <종의 기원>에서 발표한 다윈의 핵심적인 주장은 행물종이 불변이 아니라 생기고 없어지는 존재이고, 그 진화의 메커니즘은 자연선택을 따른다는 것이다. 다윈 이전에도 진화의 개념은 없지 않았지만 다위니즘이 기념비적인 것은 진화가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데 있다.
자연선택은 자손의 모습, 색깔, 크기, 생화학적 특성, 습성 등 모든 것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 변화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누적되고 자식에게 전달된다. 변화한 개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새로운 생태적 지위에 오르면 어버이 집단과는 사뭇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시간이 흘러 이렇게 이질화된 집단 사이에 교배가 불가능하게 되면 서로 다른 종이 생겨나는 것이다. 하나의 종이 둘 이상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A라는 종이 B라는 종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가 생물 진화의 역사를 구성한다.
다윈 이전에는 생물종들이 신에 의해 현재 보이는 대로 설계되고 창조되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었다. 복잡한 생물의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설계론이다. 하지만 다윈 진화론의 핵심은 생물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탄생하고, 멸종한다는 것이기에 설계자가 발딛고 설 자리가 없으며 인간의 우월한 지위도 여지없이 무너진다.
종교 이외에도 다위니즘은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계통분류 연구자들은 생물종들을 분류하는 계통수를 새롭게 그리기 시작했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의 기저에 있는 동물적 본능을 알아차리게 됐다. 또한 다윈 자신은 진화를 진보와 동일시하지는 않았지만, 진화론은 곧 사회의 진보를 설명하는 원리로 차용됐다. 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철학자 하버트 스펜서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사회다위니즘이 그것이다. 원시공동체부터 공산주의까지 사회의 단선적 진보를 제시한 칼 마르크스 역시 그의 열렬한 팬이었다.
인간이 개발한 항생제에 저항성을 갖는 세균이 나타나고, 에이즈 치료제에 저항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진화하는 것, 원래 지방 함량이 5%도 안 되는 옥수수를 100세대에 걸쳐 선택해 지방 20%를 함유하는 품종으로 개량한 인위선택의 사례, 곡식이나 가축에서의 인위선택을 자연선택으로 바꿔보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종의 진화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종 진화의 증거는 무수하다. 다윈은 유사한 생물종들이 하나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발전되었다는 증거를 통해 진화론을 창안했다. 그가 갈라파고스 섬에서 관찰한 방울새(다윈의 핀치새)는육지로부터 이주한 하나의 조상새로부터 먹이의 종류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가 변형되면서 여러종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화석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생물종의 흥망성쇠를 지층속에 기록하고 있는 역사서이다. 한 예로 고래류가 하마류와 유사한 4지 조상에서 뒷다리가 퇴화하고 앞다리가 변형된 생물임을 보여주는 중간형 화석이 1990년대에 발견됐다. 또 다른 증거는 흔적기관이다. 뉴질랜드의 날지 않는 키위새는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고, 보아뱀의 일종은 흔적만 남은 뒷다리뼈를 갖고 있으며, 사람은 흔적뿐인 꼬리뼈, 수컷 포유류는 아무 기능이 없는 젖꼭지를 가지고 있다. 이 기관이 기능을 했던 조상으로부터 다양한 생물종들이 진화해다는 의미다.
진화는 지금도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고 실험실에서 재현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스콧 캐롤 연구팀은 무환자나무 노린재라는 곤충종이 1880~2000년 기주식물의 변화에 따라 주둥이 길이가 짧아진 과정을 입증했다. 또한 프린스턴대학의 피터 그랜트 등은 최근 30년 동안 갈라파고스 섬의 방울새가 가뭄에 적응한 지화과정을 관찰해왔다. 베른 그랜트는 꽂고비속 식물을 교배시켜 겨우 20세대 만에 새로운 종을 선발하기도 했다.
생물종이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은 수만 세대 이상의 시간이 걸려 연구자인 인간이 관찰하기는 어렵다. 대신 우리는 생명 역사의 산물인 화석과, 현존 생물종이 간직한 무궁무진한 진화의 정보를 분석, 대진화의 주요 과정을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발굴된 생물종은 지구 생물종의 1/10에 불과하고 기재된 종의 10% 미만이 진화 및 계통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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