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duction
귀납법induction과 연역법deduction은 2개의 대표적인 추론방법이고 우리는 일상에서 이 두개의 사고방식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귀납법과 연역법 외에 한 가지 추론방법이 더 존재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언급했을 만큼 연원이 오래된 것으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파고게'라고 불린 '어브덥션 abduction'이다.
어브덕션(가설추론 혹은 귀추법)은 귀납법과 연역법 못지않은 매우 중요한 사고법이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대중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어브덕션에 심취한 인물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논리학자로 평가받는 퍼스charles sanders peirce이다. 퍼스가 어브덕션에 푹 빠진 이유는 귀납법, 연역법과 달리 어브덕션에는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힘, 달리 말해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발상력이 있기 떄문었다. 그는 말했다. "어브덕션이야말로 과학의 모든 개념과 이론을 만들어낼 유일한 논리적 조작logical operation이며, 가장 훌륭하고 과학적인 발견 방법이다."
퍼스가 '전기를 통하는 스위칭 회로에 의해 논리연산이 실행된다'는 현대 컴퓨터의 기초를 만든 인물임을 생각해보면 어브덕션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귀납법과 연역법은 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지 못할까? 이 두가지 사고법의 공통점은 과거의 지식을 미래에도 똑같이 적용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예전에 그랬으니 나중에도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되풀이되는 사건을 이해할 떄는 귀납법이나 연역법이 딱이다. 예전의 기록을 살피거나 선배의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된다.
반면 어브덕션은 낯선 사건을 이해하거나 설명할 떄 중요한 사고방식이다. 눈앞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출발하여 그 원인을 추론하되,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철저히 가설 상태로 놔둔다. 예컨대 사거리 횡당보도에 사람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으면 우리는 뺑소니를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어브덕션에서는 무조건 교통사고라고 단정 짓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가능성을 좁혀간다. 우선 스키드마크를 찾아보고 차량의 속도를 가늠해보고 시선이 쓰러져 있는 모습, 상흔, 피가 흐르는 방향, 혈액 응고상태 등 모든 점을 종합하여 그가 이곳에 왜 쓰러져 있는지, 정말로 차에 치인 것인지 역추적을 한다.
<한권으로 끝내는 비즈니스 사고법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