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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의 힘 by 버네사 패트릭 (매경 발췌)

hoyony 2023. 10. 26. 12:35

거절하고 싶다면... '할수 없다'가 아닌 '하지 않는다'고 답하라

인류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인간사회는 신뢰와 협업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 어떤 문화에서든지 인간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그룹을 형성하고 서로 협업했다. 짐승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식량을 찾아 사냥하는 등 생존을 위해서 타인과 손잡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협업의 중요성은 현대사회에도 이어져왔다. 이렇게 '협동심'이 가치 있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회에서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하는 방법을 사람들이 배우기는 어려웠다.
거절하고 싶은 타인의 부탁을 수용하게 만드는 두 가지 요소가 있는데 바로 관계와 명성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겨 거절하고 싶은 부탁도 들어준다. 이는 개인과 상대방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절을 하면 개인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걱정에 하기 싫더라도 다른 사람의 요구에 '알겠다'고 말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인과의 관계와 개인 명성을 유지하며 수용하기 싫은 부탁을 잘 거절할 수 있을까? 패트릭 교수는 '자율적 거절(empowered refusal)' 개념을 고안했다. 자율적 거절은'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거절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자율적 거절에는 세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가치 우선순위, 선호를 알린다. 즉,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는 이유가 상대방이 아닌 나에게 있음을 표현한다. 둘째, 자율적 거절은 개인의 신념과 투지를 나타낸다. 셋째, 자율적 거절에는 설득력이 있어 부탁을 한 상대방과의 관계에 금이 생기거나 개인 명성이 먹칠을 당하지 않는다.
자율적 거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 방침(personal policies)를 세워야 한다. 이는 개인 스스로가 만드는 규정이다. 이는 '개인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일치한 삶을 살기 위해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이다.
자율적 거절을 하는 구체적 방법의 하나는 누군가의 부탁을 들었을 때 '할 수 없다(I can't)가 아닌 '하지 않는다(I don't)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가령, 주중에 술집에 가자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갈 수 없다'라고 반응하는 대신 '주중에는 술집에 가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신념을 명백히 보여주는 거절의 말이다. 수용하기 싫은 타인의 부탁에 단호하게 '싫다'라고 대답하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거절의 비법이다.